` ` ` `
열린광장

관객 모니터단 관람후기

, 템플릿명 : supporters상세조회

연극 낙타상자 후기
  • 등록자 *
  • 등록일2020-12-01
  • 조회수193

공연명

낙타상자

공연장

포항시청 대잠홀

관람일시

2020.11.28..7

작품성

(예술성, 대중성, 완성도 등)

낙타상자라는 제목이 특이해서 인터넷으로 찾아보니 중국의 유명한 소설가의 대표작이었다. 인력거꾼 샹쯔(한국 발음:상자)의 힘겨운 일생을 다룬 작품이라는 것만 알고 극장에 들어섰다. 큰 기대는 없었지만 막상 불켜진 무대 위 배우들을 보니 가슴이 설레었다. 배우들의 목소리, 발걸음 소리, 표정... 오랜만에 느끼는 생기였다.

그런데 배우들의 말투가 어색하게 들렸다. 연극에선 보통 서로 말하듯 자연스러운 대화가 오가는데, 여기서는 마치 로봇이 말하듯 따다다다 내뱉는 대사가 많았다. 배우가 연기에 서툰 건 아닐테고, 연출가가 일부러 시킨건가.. 왜 저렇게 연출했을까 의아했다.

연극이 후반부로 갈수록 그 톤에 익숙해지고 의도를 이해하게 되었다. 글로 된 대본을 보면, () 괄호 안에 등장인물의 감정이나 생각을 표현한다. 낙타상자에서는 이 내용을 모노톤으로 읽어서 그 인물이 어떤 생각, 어떤 기분인지 관객들에게 제시하고 있었다. 그래서 여러 인물이 등장해서 대사를 해도, 저게 독백인지 대화인지 구분할 수 있었다.

무대연출

(음향, 조명 등)

연극을 보면서 나는 무대 배경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보통은 사실적인 묘사를 위해서 가게, 길거리 등 현실과 흡사한 세트를 만들어 두곤 한다. 그런데 연극 낙타상자의 무대에는 기다란 나무조각을 이어붙어 만든 배경이 전부였다.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재료로 만든 투박하고 단순한 배경이 인력거꾼의 고단한 일상과 장 어울렸다. 그리고 배경 대신 등장인물에 더 집중하게 해주었다. 또한 일부분은 열고 닫히기도 했고, 나무판자 사이사이가 벌어져 있어서 무대 앞과 뒤가 연결된 느낌을 주었다. 무대는 고정되고 한정적인 공간이지만 판자의 틈이 공간의 확장 효과를 주었다. 연극 내용에 따라 붉은색 커튼이 사용되기도 했는데, 어느 장면에서는 사랑을, 또 어느 장면에서는 한 여인의 비극적인 운명을 나타낸 점이 흥미로웠다.

인적 서비스

(공연장 안내원 및 티켓 서비스 등)

안내원들이 친절했고 필요한 부분을 잘 도와줬다.

시설환경

(청결상태, 실내온도, 좌석상태 등)

난방 온도가 적절해서 춥지도 덥지도 않았다.

가격의 적정성

적정하다.

관람객석 분위기

연극이 진행될수록 관람객들이 몰입하고 공감하는 것이 느껴졌다. 재치있는 대사나 행동에서는 웃고, 슬프고 감동적인 장면에서는 우는 관객이 많았다.

개선사항

안내원이 연극동안 앉을 수 있게 의자를 주면 좋겠다.

공연 관람 후기

(총평)

연극 내용 중 조 선생이 상자에게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 했던 말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상자에게 사회생활의 때가 묻기 전에 조 선생을 만나서 이런 훌륭한 가르침을 받은 것이 참 다행이었다.

모진 일을 겪으며 살아가는 서민의 고달픈 일생을 살더라도, 살아가며 만나는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는 메세지를 나는 계속 되뇌였다. 지식인으로서 주변사람들에게 따뜻하게 대하고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조 선생을 보면서, 내가 어떻게 살아가야하는지, 또 어떤 사회적 책무를 지고 있는지 다시한번 깨닫게 되었다.

한 사람이 태어나 한 번 겪기도 어려운 일을 두세번씩 맞닥뜨리는 상자의 운명은 참 혹독했다. 누구나 그 일생이 슬프고 절망적이라는 것에 동의할 것이다. 그러나 이 연극은 관객이 참 안 됐다, 불쌍하다 등 동정심을 느끼게 연출하지 않았다. 오히려 해학적인 요소를 넣거나, 밝은 느낌의 배경음악을 사용하거나, 장면을 간단하게 제시했다. 슬프고 비참한 감정을 극대화하지 않았다. 그저 한 인간이 살면서 겪는 일이다 라는 정도로 표현했다. 그리고 오히려 그런 덤덤한 표현 방식이 더 큰 울림을 주었다. 특히 죽은 사람이 흰 옷을 입고 등장하여 죽으면 한 줌 흙일 뿐이라며 춤추는 모습이 관객 여럿을 울렸다.

연극이 끝난 후, 배우들이 박수를 받으며 퇴장했다. 그리고 무대에는 상자가 놓고 간 꽃다발이 남았다. 상자가 한푼 두푼 모아두던 요강, 그리고 그 요강에 담긴 꽃다발. 내 입에 들어오는 것만이 진짜인 세상이지만, 그 세상을 살면서도 우리 마음 속에는 인간에 대한 연민과 사랑을 품어야 한다고 말하는 것 같았다.

💭 0개의 댓글이 달렸습니다.

  • 댓글이 없습니다.